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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유방암 조기진단 위한 ‘세 가지’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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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1-19



2년 마다 국가 검진 열심히 받았는데, 갑자기 유방암이라구요?


한 환자분과의 첫 만남이 떠오른다. “며칠 전 샤워하다보니 유방에 단단한 멍울이 있다”며 급하게 진료실로 뛰어 들어온 그 환자는 무척이나 당혹스러워했다. 2년 마다 꼬박꼬박 국가검진에서 유방촬영을 실시했고, 6개월 전 검사에서도 ‘이상 없다’고 통보를 받았는데 날벼락이라는 것이다.


신속하게 유방 초음파와 조직 검사를 시행한 결과 2cm 크기의 암으로 진단됐다. 1주일 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최종검사에서 여성호르몬에 반응을 잘하는 암으로 진단돼 다중유전자검사(multigene assay)를 진행했다. 다행히 항암치료 없이도 치료가 가능해 방사선치료와 항호르몬치료를 병행한 결과, 환자는 재발 없이 3년째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유방암 발생률은 아시아 국가 중 최상위에 속한다. 매년 3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데 이는 갑상선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또한 발생률이 매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다른 암에 비해 유방암의 발생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40세부터 2년마다 유방암 국가검진을 통해 유방 촬영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년 단위 유방촬영은 미국의 검진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환자의 70~80%가 치밀 유방(유방 조직이 치밀하여 유방 촬영에서 종양 발견이 어려움)인 우리나라에서는 유방 촬영으로 얻을 수 있는 유방암의 단서는 미세 석회질의 유무, 유방 구조의 왜곡, 비대칭 소견 등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세 석회질은 초음파나 자가 검진으로는 진단할 수 없어 유방 촬영이 중요하다.


유방암의 절반 이상은 유방 촬영 소견이 정상이므로 유방 촬영 소견이 정상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매년 유방 초음파를 통해 유방암 가능성이 있는 유방 종양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직 초음파는 우리나라 보험의 사각 지대이므로 비용적 부담이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가검진이다. 검사 공백 기간에 꾸준하게 자가 검진을 실시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종양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유방암 국가검진 시스템에서는30세 때부터 자가 검진을 권고하고 있고, 35세부터는 임상 의사의 진찰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환자 대부분은 이를 알지 못한다. 실제 매달 생리 시작 후 3~7일 사이 꾸준한 자가 검진을 하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자가 검진을 하지 않는 여성분들은 자가검진에 대한 인식은 물론 방법조차 몰라 검진을 소홀히 한다.


자가 검진은 익숙해지는 방법 외에는 왕도가 없다. 가능한 오래 할수록, 본인 유방의 촉감에 익숙해질수록 자가 검진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특히 직계 가족 중 또는 친척 중에 유방암을 겪은 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부터 자가 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 두 가지 검사와 자가 검진이 동반돼야 정확한 유방암 진단이 가능하다. 꾸준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글·김현구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