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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젊은 여성의 유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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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7-14

유방암은 전세계적으로 여성암 중 최다 발생률을 보이는 암이다. 미국과 유럽 등 구미지역에서는 평생동안 8명의 여성 중 1명이 유방암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방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2014년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한해에 2만천여명의 여성이 유방암을 진단받았으며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생률은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외래에 오는 환자들 중 주변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람의 경험담을 듣고 불안감과 걱정을 호소하며 유방검사를 원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 유방암은 서구와 다른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은 50세 전후이다. 구미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방암 발생빈도가 증가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50대 초반이후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폐경 전 유방암의 비율만을 볼 때 서구에 비해 월등히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 특히 40세 이하의 환자가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여성에서 유방암 선별검사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통해 유방에 관심을 가지고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시작하여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의 임상진찰과 유방촬영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유방암 선별검사로 이용되는 유방촬영술은 유방암의 사망률을 의미있게 낮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40세 미만의 여성에서는 대부분 유방의 치밀도가 높아 유방촬영술의 유방암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유방초음파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많다. 유방촬영술의 단점은 방사선에의 노출과 검사시의 통증이다. 외래를 방문하는 30대의 여성들 중 유방암의 위험인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장검진에서 해마다 유방촬영술을 시행하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는데 치밀유방에서의 유방촬영술의 제한점과 유방촬영술시 방사선에의 노출을 감안한다면 이는 적절하지 않다. 한편, 유방촬영술을 시행할 때의 통증때문에 유방촬영술을 기피하여 유방초음파만 지속적으로 검사하는 환자들도 있다. 유방에 생기는 병변 중 미세석회화는 낭종, 결절과는 달리 유방초음파에서는 발견되기 어렵다. 미세석회화는 유방촬영술에서만 발견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0기 유방암 (상피내암) 중 혹을 형성하지 않으면서 미세석회화로만 발견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간격의 유방촬영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30대, 특히 35세 미만의 매우 젊은 여성에서 진단된 유방암은 폐경 후 발생하는 유방암에 비하여 공격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에 대한 의심을 잘 하지 않는 나이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져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액와림프절의 전이가 양성인 비율이 높다. 또한 유방의 치밀도가 높아 유방촬영술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임신과 수유로 인해 검사를 하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된다. 유방암의 치료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따른다. 35세 미만이라는 나이 자체가 유방암의 불량한 예후인자이기 때문에 같은 병기의 폐경 후 여성보다 공격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고, 호르몬 억제치료를 해야 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유방암인 경우에 여성호르몬의 작용이 활발한 젊은 여성에서는 치료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흔하다. 생각지도 못한 유방암 진단에 이어 수술 후 뒤따르는 추가적인 치료에 대한 부담감은 남은 삶에 대한 불안감과 이어져 자신감 상실, 우울감으로 빠지기 쉽다.


결혼과 첫 출산의 평균 연령이 늦어지면서 젊은 환자들의 유방암 진단은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준다. 유방암의 예후와 치료가 본인의 의지와 선택보다 우선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항암화학요법은 가임력에 영향을 주고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이나 임신 중에는 호르몬 억제치료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 고려 해야 할 점이 많다.


젊은 유방암 환자에 있어서 수술적인 접근 방법은 폐경 후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수술 후 미용적인 결과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종양학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미용적인 결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에서는 이를 위해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해야하는 경우 환자와의 면밀한 면담과 성형외과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수술시기의 지연없이 즉시 재건을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불안감을 줄인다. 


글·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우주현 교수